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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Baby)임신&출산&육아

임신 9주 - 유산 증상/계류유산(feat.소파술 후기/비용/통증 vs 자연배출)

by 밍쫑 202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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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5.(월)

01. 유산 전 증상

포룡아, 어디갔니....?


2주 전에 건강한 아기집과 황체까지 확인하고 2024.02.06.(화)에 정기검진 예약을 하고 병원을 나왔었다.

하지만 2024.02.05.(월) 아침부터 이상하게 생리통같은 허리 통증(조금 뻐근한 듯한?)이 있었다.

남편은 아이가 점점 커지는 거라 허리 아프고 배가 좀 땡기는 건 임신 증상일 거라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아..그렇겠구나 했었다...

 

평소 생리통도 없고, 첫째 임신 때에도 입덧 하나 없이 정말 무난하게 출산까지 했던 나였던지라

이런게 흔히들 말하는 임신 초기 증상 중 하나인가보다 했다...

 

그러고 평소대로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는데 컨디션도 너무 안 좋고 이상하게 숨을 쉬어도 숨이 잘 안쉬어지는 듯한 답답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생리가 팬티에 새는 듯한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가봤다.

정말정말 아주 옅은 선홍빛 혈이 휴지에 묻어나왔다.

'어....?뭐지....?'

덜컥 겁이 났다.

바로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임신초기 선홍빛 혈', '임신 중 분홍색 피'...여러 키워드로 검색해보았다.

그 중 2개의 의견이 보였는데...

①임신초기 착상혈이다 ②유산 전 징조일 수 있다. 바로 병원에 가라!

 

좀 더 자세히 찾아보니

①임신 초기 착상혈은 정말 임신 극 초기인 임신 5~6주차 정도에 보이는 증상

②임신 9주자 쯤 보이는 선홍빛 혈은 유산 징조

 

나는 임신 8~9주차로 추정되는 주(아기 cm를 못 재서 정확한 주수는 알 수 없었음.)라 두 개 중 ②에 해당되었다.

속으로 아닐거라 생각하면서 몇 번을 찾아봐도...같은 대답...

전문의가 아니니 아닐거라고 또 생각하면서 점심시간 되자마자 남편과 함께 회사 근처 산부인과를 찾아갔다.

 

의사가 아무리 둘러둘러 희망의 여지를 조금 남기며 말했지만

결론은...........유산일 확률이 높다...

비전문의인 남편이 초음파를 봤을 때에도 아기 형태 자체가 안 보여서 '아...이건 잘못되구나..'란 생각이 바로 들었단다.

의사 曰 "아기집은 보이는데..아기가 안보여요..유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닐 수도있는데 아마 유산인 것 같아요.."

 

의사는 내게 피검사를 오늘과 모레 두 번 해봐서 호르몬 수치가 더블링(100>200>400>...)이 되는지 확인해보자고 했다.

만약 더블링이 된다면 유산이 아닐거라고 했다..

피검사 신청을 하고 나는 바로 현실 부정을 하며 원래 다니던 산부인과로 향했다.

 

하필 이 날따라 비는 왜이리도 많이 내리는건지.....

또 하필이면 도착시간이 병원 점심시간인건지........

 

1시간이 하루 같이 길게 느껴졌다..

유산일리 없으니 아이 생각해서라도 밥을 먹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억지로 밥을 사먹었다.

 

그렇게 도착해서 검사해본 결과....

유산

 

나는 평소 생리주기가 28~34일 왔다갔다 불규칙적인 편인지라 혹시나 아기가 늦게 보이는게 아닌지 물어보았다.

원래 내 담당 의사선생님은 극T성향 선생님인지라 나에게 조금의 희망따위는 안 주셨다.

"아기집은 있으나 황체가 엄청나게 많이 부어 있는 상태이다. 이건 염색체 자체가 원래 문제가 있던 것으로 외부요인 때문은 아니니 자책하실 필요 없다. 간단히 말해 임신이 되면 안됬을 게 임신이 된 것이다. 그리고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고 하더라도 아기가 늦게 보일만한 가능성은 없.다."

그야말로 단호박 유산판정이였다.

 

나도 포룡이(태아)도 마지막인것을 알게되서 그런지 병원을 다녀온 후 부터는 갑작스런 복통도 찾아왔다.

자궁부분부터 복부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땡겨왔다.

유산인지 몰랐어도 아마 이정도 통증이였으면 뭔가 잘못됐음을 알았을 것이다..

 

02.  계류유산

포룡아, 미안해...


계류유산이란 임신이 중단되었지만 태아와 태반이 자연적으로 배출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
이 상황에서는 태아의 발육이 멈추었거나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태아와 관련된 조직이 자궁 내에서 남아 있는것이 특징

원인

1. 유전적 이상: 태아의 유전적 이상이 발견되면 임신이 계류유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 호르몬 이상: 임신 초기에 발생하는 호르몬의 불균형은 계류유산을 유발할 수 있다.

3. 만성 질환: 만성적인 질환, 특히 자동면역 질환이나 혈액 응고 관련 질환은 계류유산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위험 요인

1. 나이: 고령(만 35세 이상)의 임산부의 경우 계류유산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2. 계류유산 경험: 이미 계류유산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

3. 흡연과 음주

 

03. 소파술 vs 자연배출


선생님은 유산판정 내리자마자 바로 자연배출을 할지 소파술을 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소파술을 할 경우 내일이라도 당장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자연배출

정말 말 그대로 자연배출..

계류유산 후 자연배출이 시작되기까지 몇일에서 몇 주까지의 대기기간이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출혈이나 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출혈이 시작되면 태아와 관련된 조직이 자연적으로 배출이 된다고 한다.

배출이 시작되면 반나절은 정말 엄청나게 아플거라고 한다.

또한, 혹여나 배출이 덜 됬을 경우 소파술을 진행해야 된다고 한다.

 

소파술

경부를 강제로 열고 여러 가직 도구를 자궁 내부 공간에 삽입하여 자궁 내막 조직을 제거하는 시술

임신 초기에는 짧으면 3~5일, 길어도 7~10일이면 회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주의점! 자궁내막을 긁어내는 수술로 정상 자궁 내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유착증, 기존 기능 손상을 주의!!

 

나는 설명을 듣고 대기실로 나와 남편과 상의한 끝에 소파술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자연배출을 해도 나중에 배출이 다 안되면 소파술을 해야하기도 하고, 남편은 내가 오랫동안 아픈게 싫다며 나를 생각해서라도 지금은 소파술로 빠르게 진행하고 회복하자고 했다.

바로 다음날 오전 11시30분으로 예약을 잡고 집에가는길에 펑펑 울며 가족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수술 전에 맛있는 거 먹자면서 남편과 첫째를 데리고 근처 아울렛에 갔다.

많이 내리던 비는 어느새 눈이 되어 내리고

그걸 보며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를 보며 행복하면서도 슬픔을 느끼는 경험을 하였다.

 

"포룡아, 너를 보내던 그 날은 정말 눈도 비도 많이 내렸단다. 하늘이 엄마 아빠 마음을 대변해주는 걸까..?"

 

04. 소파술  수술 진행은 어떻게?


봄빛병원에서 하는 소파술은

다른 병원과 다르게 유착방지제는 선택이 아니라 수술할 때 같이 해준다고 하였다.

수면마취 후 수술시간은 약 5~10분..

수술 전 마지막 상담 및 검사, 필요하다면 수술 후 영양제 맞는 것까지하면 전부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병원에 오기 전 회사 근처 산부인과에서 한 피검사(호르몬수치) 결과가 문자로 왔다.'임신성 호르몬 11983으로 임신 6~7주 수치입니다. 내일 오전 내원하셔서 추적 수치로 비교하세요.'나는 이 문자를 보며 다시 희망을 품었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아기가 정말 늦게 나오려고 하는건 아닐까?수술 전 마지막 상담 및 검사를 받을 때 원하면 초음파검사를 다시 해준다고 했다.

나는 문자 내용을 말씀드리면서 다시 한번 유산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고, 선생님은 역시나 단호박..

 

"상태 확인 및 소독 치료 받으러 2일 동안 통원해주시고, 이후 2주 후에 방문해서 다 잘 배출되었는지 확인해서 만약 배출이 잘 안되었다면 재수술을 해야합니다. 정상적으로 배출이 다 되었다면 약 보름 후에 생리가 나올 텐데, 그 다음 두 번의 생리 후에 다시 임신 시도 하시면 됩니다. 2월에 수술을 했으니 5월 정도부터 임신시도 하시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는 5층 수술실로 올라갔다.

남편은 문 밖에서 기다리고, 나 혼자 수술대기실에 들어가 간호사가 안내해주는 탈의실에서 치마를 갈아입었다.

이상하게 입고온 팬티를 치마 주머니에 넣고 나오라는데 뭐지..?했다 ㅎㅎ..

 

수술 전 화장실에 다녀오란 말에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대로 화장실에 다녀오고

팔에 주사바늘을 꽂아 넣고 수액을 맞고 있으니 갑자기 엄청난 무서움이 찾아왔다.

5분 뒤 누워있던 침대 바로 옆으로 따라오라고 하더니..

그곳이 바로 수술실이였다.

 

넓은 공간에 커다란 전자시계..그리고 그 특유의 산부인과 의자..

초음파 보는 산부인과 의자보다 높고 딱딱하던 그 의자가 정말 무서웠다.

간호사는 끝없이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무슨 수술하러 오셨나요?"

별거 아닌 그 질문들이 이상하게 나를 더 긴장시켰다.

잠시 후 마취과 의사선생님과 담당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마취과 선생님이 "수면마취제가 들어가면 입과 코에서 화학 냄새가 날건데 금방 잠들겁니다." 라는 말을 듣자마자

정말 엄청난 화학 냄새가 입과 코에서 느껴졌고 눈을 떠보니 나는 회복실에 누워있었다.

 

제일 먼저 물어본건

"수술이 잘 끝났나요? 잘 끝났다고 문 밖에 있는 남편에게 얘기 좀 해주세요."

그 다음으로는

"아이는? 일반쓰레기로 처리되나요..?"

였다...

"아무래도...의료폐기물로 처리됩니다.."

그냥 멍한데도 그 순간..아직 태아도 아니였던 그 자그마한 존재가 일반쓰레기로 처리 되지 않는 것에 안심아닌 안심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쓰레기나 의료폐기물이나 다를바가 없는 것같은데..

 

영양제를 추가했던 나는 30분?1시간 정도 더 누워서 영양제를 맞고

또다시 화장실에 갔다와보라는 간호사말에 화장실도 다녀왔다.

화장실에 가서 피가 많이 나는지 확인해보라는 거였고 그냥 생리 2~3일 차 정도되는 양의 피가 나왔다하니 그정도면 괜찮다고 했다.

만약 퇴원하고 얼마 안있어서 패드가 흠뻑 젖을 정도로 피가 나면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식사는 밖에 물 한잔 마시고 어지럼증 없는지 확인하고 1시간 후에 먹으면 된다고 했다.

 

05. 소파술 후기/통증/비용


소파술 직후에는

사타구니와 아랫배 쪽이 뻐근했다.

하지만 못 참을 정도의 아픔은 아니였다. 정말 뻐근한 정도였다.

어차피 술/담배 빼고는 먹으면 안되는건 없다고하여 제일 먼저 먹고싶던 음식은 피자라서 남편과 피자 2판과 스파게티까지 시켜서 거하게 먹었다.

 

이 날은 병원에서 진통제 주사를 줬기 때문에 처방받은 약 중에서 진통제 약은 빼고 먹으라고 했다.

(만약 너무 아프면 진통제까지 같이 먹어도 되지만, 진통제 주사랑 진통제 약을 같이 먹으면 속에 부담이 되니까 가급적 당일에는 진통제 약을 빼고 먹는게 좋다고 했다.)

 

첫 날은 크게 막 아픈 건 아니고 뻐근하고 불편한 느낌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두번째 날에 소독치료할 겸 병원에 방문했을 때에도 아직 자궁에 피가 많이 고여 있는 상태였다.

둘째날에는 소독치료+항생제 주사 맞고 처방받을 약 제때 먹으니 크게 아픈 것 없이 지나갔다.

피 나오는 양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생리 2~3일 차 정도?

일반 중형생리대 1장이면 커버되는 양이였다.

 

세번째 날 역시 두번째날과 동일하게 아직도 자궁에 피가 많이 고여 있다고 했다.

소독치료+항생제 주사와 더불어 자궁수축제(질정)을 넣어준다고 했는데

이 자궁수축제를 넣으면 이 날 하루는 생각보다 좀 아프고 피도 좀 왈칵 쏟아질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처방받은 약을 먹어도 아프다면 타이레놀 1알 정도는 더 먹어도 된다고 했다.

앞으로 1~2주 정도는 피가 나왔다 안 나왔다하고 어느 날은 피가 왈칵 많이 나올 수도 있는데 놀라지 말라고 하셨다.

병원진료가 끝나고 집에가는 길에 아프다고해도 어제랑 비슷하겠구나생각해서 느긋하게 버스 기다려서 타고 가는데 그 때부터 고통이 시작되었다.

오히려 첫날보다 더 아팠다.

배를 누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

이 날은 하루 종일 침대 밖을 나올 수 없었다. 타이레놀을 먹어도 아팠다.

그냥 아픔을 느끼지 않게 잠을 자는게 나았다.

남편의 도움이 아니였다면 아픈 몸을 이끌고 첫째를 돌보다가 쓰려졌을지도..

 

넷째날은 다행히 고통이 많이 가셔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 아주 살짝 아플 때가 있었고 나는 설 명절이다보니 아플때마다 누워있을 수 있어서 괜찮았다.

이후 9일차까지는 크게 아픈 거없이 지나갔고, 피의 양도 거의 생리 마지막 직전정도? 휴지로 닦을 때만 피가 묻어나는 정도 였다.

10일차에는 갑자기 다시 피가 왈칵 쏟아졌다. 계속 그런건 아닌데 화장실갈때마다 핏덩어리들이 떨어졌다.

11일차인 오늘은 다시 좀 피가 멎었다.

 

피가 많이 나는게 좋은건지, 이 때쯤이면 피가 안나는게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속에 고인 피를 빼는 좋은 방법은 많이 걷는 거라고 하셨다.

고인 피가 잘 빠지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 다시 건강한 임신에 도전해보련다!

2주 후 마지막 병원 방문 후기도 올릴 예정이니 혹시나 계류유산으로 힘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봄빛병원 소파술(+영양제 포함) 비용은 총 232,070원

 


포룡이는 심장이 뛰어보지도 못한 채 그냥 황체에서 끝났다.
생명으로 탄생되지 못하고 떠난 거라 차라리 이 정도에서 빨리 유산된게 다행이라고 가족들과 나는 머리로 이해하고 생각했지만..시간이 지나도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
너무 슬펐다..부모가 됬다는 사실을 안지 3주도 안되는 시간이였지만 나에게 그 아기집과 황체는 내 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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