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금)
01. 2차 정밀 초음파 / 오른쪽 MCDK소견
당연히 모든게 괜찮을줄...?
24.09.11(수) 딱 22주가 되던 날이였다.
2차 정밀초음파를 통해 오룡이의 모든 장기가 잘 생겨났는지,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날이였다.
첫째 때에는 모든게 너무 수월했었다.
초음파 보시던 선생님이
"심장 잘 뛰고, 피 잘 돌고있고요. 손가락 발가락 5개씩 정상이고요, 등등 모두 다 괜찮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고, 거기다 출산 2주전까지 회사 다닐정도로 나도 첫째도 건강했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둘째인 오룡이도 그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육아와 회사 일을 병행해서 그런걸까?
임신으로 인해 힘든 것은 없지만 확실히 첫째 임신했을 때보다는 좀 힘들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써서 하루 3시간씩 단축을 하였지만,
퇴근하면 바로 첫째 하원하러 가서 놀아주고 집에와서 밥 준비해서 먹이고..
둘째는 태교라는 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첫째가 잠드는 시간이 나의 취침시간이 되었다.
그래도 나 자신은 어쩌면 임신체질(?)이라 입덧도 없고, 아이도 건강하게 당연히 잘 자랄거라 생각했었다.
그게 큰 오만이고 자만이였던걸까..?
약 25~30분 정도 진행 된 정밀 초음파..
정상으로 발달한 장기나 신체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시던 선생님께서
유난히 한 부분을 말 없이 계속 보시더라..
초음파 보기 전에 자세한 설명이나 궁금한 것은 담당 주치의에게 물어보라고 하셨길래 뭐 때문에 그렇게 보시는건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불안에 떨었다.
그 불안은 현실이 되었고,
오룡이의 신장(콩팥) 중 오른쪽이 왼쪽에 비해서 조금 더 크고, 크고 작은 낭종이 보인다고하셨다.
원인은 불명.
정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라고하셨다.
하지만 왼쪽 신장은 아주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어 보이고, 나의 양수량도 적당하기 때문에
배속에서 성장하는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다만, 혹시 모르니 대학병원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하여,
상담받는 중에 바로 삼성서울병원에 외래진료를 직접 예약해 주셨다.
하필 이럴 때 대학병원 파업일게 뭐람..
나에게는 우리 오룡이의 상태가 1분 1초라도 어떤지 궁금하고, 앞으로의 예후도 궁금한데..
가장 빠르게 잡은 예약이 거의 3주 뒤였다..
한쪽 신장이 정상이면 굳이 대학병원에서 출산할 필요는 없다고하셨지만
일단 대학병원에가서 상담받아보라고하셨다.
상병명: R/O fetal MCDK, Rt
소견내용: 22+0, 2차정밀: R/O MCDK, RK, otherwise WNL
*통합선별검사: 정상
*Multiple variable sized cysts in right kidney.
*WNL: Within Normal Limits('정상수치', 정상수치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뜻)
MCDK / 수신증 등 신장 쪽 유명한 서울대학병원 Top 3
서울세브란스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대병원
주치의선생님이 예약 잡아주신 것보다 더 빨리 진료볼 수 있는 병원을 찾아봤지만..다 한달뒤..
하루에 수십번씩 기분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 신장이식 해주고 신장 1개로도 충분히 사는 사람 많은데..! 나머지 하나만이라도 정상이면 괜찮아!'
'근데 그 나머지 하나가 역류현상이 발생해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어쩌지..?'
'나머지 하나가 정상이니 식단조절만 잘 해주면 되는건데! 다른 곳 멀쩡한게 어디야!'
...
그러던 중 주치의 선생님에게 다음날 전화가 왔다.
나는 속으로 '아.. 혹시 오진?이거나 초음파기계가 잠깐 이상이 있었던걸까?' 정말 찰나의 순간 두근두근 기대했다.
하지만 그럴일은 없었고..
"신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가 정상발달하였으나, 정밀초음파로는 염색체 이상까지는 알 수 없다.
하나의 장기(신장)가 정상발달하지 못하였으니, 6~7% 확률로 염색체이상이 발견될 수도있다.
가급적 내일 당장 양수검사와 미세결실(마이크로어레이)검사를 받아보시는걸 권장한다."
덜컥 겁이 났다....
남편과 상의하여 바로 다음 날 예약을 잡았다.
첫째 아이를 재우고 같이 잠들었으나, 얼마 안가 잠이 깨더니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았다.
주치의 선생님이 말하는 그 6~7% 확률...
과연 정말 나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나는 밤새 인터넷을 검색했다.
MCDK를 가진 아이들의 예후
MCDK가 아니더라도 양수검사/니프티검사를 통해 염색체 이상을 발견한 부모들의 선택
대부분 나처럼 태아MCDK확진 받은 사람들은 다 대학병원에 진료를 받았고,
대학병원에서는 선생님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양수검사는 과잉진료라고 말하는 쪽이였다.
나는 양수검사 뿐만 아니라 미세결실까지 하기 때문에 정말 과잉진료인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선택은 우리 부부가 할 일..
내가 다니는 병원 기준으로
양수검사는 58만원
미세결실(마이크로어레이)검사는 65만원
두 검사 합쳐 123만원..
적지 않은 돈이긴했다.
다행히 나라에서 의료비 지원 바우처를 하나도 안 쓴 상태라 자부담은 23만원이였다.
우리는 돈 아끼지 말자!
아무리 장애가 아닐 확률이 93~94%라 해도 나머지 6~7% 때문에 나머지 임신기간을 불안하게 지내지 말자!
과감하게 검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뒤로 계속 드는 생각이..
'정말 운이 나빠 염색체까지 이상이 있으면...?어떡하지..?'
결국 뱃속에 있을 때 치료할 수 있는건 없다.
그저 부모가 마음의 준비를 하든, 임신종결을 하든......
임신종결도 23주내에 하는걸 권장한다고 했다. 24주 이후에는 수술해주는 병원 찾기 힘들다는 후기들을 봤다.
MCDK를 갖고 태어난 많은 아이들이 일반 아이들과 똑같이 건강하게 잘 크고 있는 경우도 많았고,
요로감염, 요실금 증상 등 여러 이벤트를 겪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래저래 정말 갈피를 못잡겠다.
어렵게 다시 찾아온 아이가 내 이기심으로 너무 빨리 다시 찾아온 탓에 이렇게된걸까?
그런 너를 내가 잘 키워줄수 있을까?
MCDK는 장애가 아니다. 심지어 두개의 신장 모두가 MCDK인 아이도 많은데 내가 완벽을 바라는것인가.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서 나와주길 바랬는데...
02. 22주 양수검사+미세결실(마이크로어레이)
또다시 출산이 아닌 일로 수술(분만)실을 찾을줄이야...?
양수검사 하기 전에 병원 대표원장님과 마지막으로 현재 아이 상태와 양수량을 체크했다.
이후 수납하고, 항생제(세프라딘500캡슐) 약을 복용했다.
항생제는 산모가 먹어도 되는 항생제라고 설명해주셨다. 2일치를 처방해주셨고, 이 약만 잘 먹어도 시술 이후 감염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된다고 하셨다.
6층 수술(분만)실을 찾아갔다.
수술대에 올라간건 아니지만 그 공간에 출산이 아닌 일로 찾아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너무 긴장이 되었다.
불과 몇달전 찾았던 그곳..너무 슬픈 기억이 있었던 곳인지라.
괜히 내가 긴장하면 아이한테 영향이 있을테니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동의서를 작성하고, 연구소에 보낼 의뢰서에 싸인하고, 시술 과정 등을 설명 들었다.
설명 중 양수채취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한다.(식겁)
보통 기형아검사(20주 이내)를 위해 양수검사를 하기 때문에 22주인 내가 양수검사를 하기에는 남들보다 조금 더 불편함을 느낄거라 했다.
안그래도 배뭉침이 있을 텐데, 양수검사에 미세결실검사까지 진행하여 양수도 많이 채취하게되어 배뭉침이 더 심할 거라고 하셨다.
양수검사 >> 양수 채취량: 20cc
미세결실검사 >> 양수 채취량: 20~30cc
나는 총 50cc의 양수를 채취하기로 했다.
오전 9시40분 시술 시작
배에 흐를정도로 빨간소독약을 바르기 시작했고,
내 옆에는 정말 여러개의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저만큼 뽑는다고..?'
원장선생님이 오셔서는 초음파를 보면서 바늘을 푹! 찔러 넣으셨다.
양수검사 후기를 찾았을 때 어떤 의사선생님은 바늘을 손으로 툭툭 찔러넣았다는 걸 보았던 나로써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팔에 피 뽑듯이 주사기 바늘이 들어가는데 조금 더 깊게 들어갔다? 정도의 느낌이였다.
다만..........양수를 채취하기 시작하는데.......
완전 아프다 이런 느낌은 아닌데..음 그냥 뭐가 흐으읍 빨려 나가는 느낌은 드는데...
선생님이 양수 채취가 잘 안되는건지, 아니면 양이 많아서 그런건지
자꾸 주사기를 교체하고, 누름대를 눌렀다 당겼다를 반복하시더라..
저래도 되는거겠지 덜컥 무섭긴했는데...
어쨌든 양수 채취는 잘 끝났다. 마지막으로 다시 초음파 보면서 확인해주시고는 20분정도 누워있다가 이상없으면 가라고하셨다...오늘 하루는 꼭 물 많!!!!이 마시고 누워서 안정취하라는 말씀해주시면서 떠나가셨다.
양수 검사 결과는 2주 후, 미세결실은 그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린다고 했다.
다만 추석 명절이 있어 2주보다 더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크게 문제는 없었다.
오룡이도 뱃속에서 잘 노는게 느껴졌고..
안정을 취하라곤 하셨지만 사실 오후에 첫째 영유아검진도 있어서 쉴틈이 없었다..
하필 남편은 이직 후 첫 회식...뺄 수도 없다...
거기다 비는 또 왜이렇게 많이 오는지..긴장하면서 운전하고..
그래도 정말 밤새 걱정했던것과 다르게 오늘 하루는 잘 마무리되었다.
병원에서 나온 후, 백화점에 들려 명절 선물도 사고, 혼자 철판볶음밥도 사먹고 ㅋㅋ
집에 와서 낮잠 좀 자다가 아이 하원과 동시에 병원으로 이동!
검진받고, 집에와서 바로 아이 저녁!
집안일 하고 나니 어느새 하루가 끝나간다..
제발 이 이상 문제가 없길..그리고 앞으로도 태어나서도 계속 문제 없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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